농장의 언론보도2015.09.24 19:38

미래의 추석 차례 상엔 사과·배 대신 '망고·구아바?

지구 온난화로 열대 과일 전국 확산 추세

송은하 기자  dia@snhk.co.k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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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올해도 구아바가 풍년입니다."

충북 음성군에서 열대 과일인 구아바 농장을 운영하는 이기현(68) 씨는 요즘 한창 수확으로 바쁘다. 생김새가 복숭아와 비슷한 구아바는 달콤한 과즙과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. 이 씨가 26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구아바 농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구아바는 이름조차 생소한 과일이었지만,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. "얼마 전 경기 안성에도 구아바 농장이 생겼다."는 이 씨의 말처럼 충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구아바 재배지가 늘고 있다.

구아바만이 아니다. 우리나라 곳곳에서 망고, 멜론, 파파야, 레몬그라스 등 열대 과일이 재배되고 있다.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제주도에 국한돼 있던 우리나라 아열대(열대와 온대의 중간 지대) 작물 재배지가 지난 10년 동안 전라, 경상, 충청, 경기 등 전국적으로 확산됐다. 같은 기간 재배 면적은 10㏊에서 120㏊로 12배 늘었다. 열대 과일 재배가 느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의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고 있어서다. 지난 100년 동안 세계의 평균 기온이 0.7℃ 올랐고,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높은 1.5℃ 상승했다.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100년에는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5.7℃ 높아진다.

이에 따라 기후 변화에 민감한 과일의 재배지가 변하고 있다. 바나나의 경우 예전엔 제주도에서나 재배할 수 있는 열대작물이었지만, 올 8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도로변에서 바나나가 발견됐다. 한 주민이 6년 전 조경용으로 심은 바나나 나무가 열매를 맺은 것. 그만큼 충북의 기후가 '고온 다습'해졌다는 증거다.

반면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, 배, 복숭아, 포도의 총 재배 가능지 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. 연평균 기온 7~14℃로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유지해야 열매를 맺는 사과는 기후 변화로 2090년이 되면 강원 일부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농업진흥청은 예측한다. 배, 복숭아, 포도 역시 2040~2050년부터 재배 면적이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.

이런 추세라면 미래의 추석 차례 상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다를지 모른다. 김천환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사는 "이번 추석에 전북 고창, 경북 안동에서 첫 재배된 멜론이 시장으로 나간다."라며 "이처럼 열대 과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확량이 많아짐에 따라 앞으로 추석 차례 상의 사과ㆍ배 자리를 망고ㆍ멜론 등 열대 과일이 대신할 지도 모른다."라고 전망했다.

입력시간 : 2015/09/23 16:17:44